(하우스북스 미니 인터뷰) Q. 전시회명에는 어떤 뜻을 담았나요. 노루 : '( paris ) was yours was mine'이라는 전시명은 이번에 나온 저희 두 번째 엽서집 이름에서 그대로 따왔습니다. 'was yours was mine'으로 이어지는 저희 엽서집 시리즈는 괄호 안의 각 주제별로 사사로운 기억의 장면들을 엮어낸 필름사진 엽서집입니다. 이 네이밍은 곧 저희 브랜드명이기도 한데요, ‘당신의 것이었고, 나의 것이었던 소중한 (무언가)’ 를 의미하고 있습니다. Q. 전시한 작품들을 촬영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대곤 : 두 번의 유럽 여행을 갔고, 많은 사진들을 필름에 담았습니다. 사진을 찍지 않을 수 없었어요. 좋은 풍경들이 있었고, 그것이 자연스럽게 담겨졌습니다. 전시를 위해 찍은 사진들은 아니지만, 우연히 좋은 기회가 닿아 이렇게 전시까지 이어지게 되었네요. 매번 전시를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노루님의 도움이 컸습니다. 땡큐! 노루 : 저도 대곤 작가님과 마찬가지에요. 여행이 계기이자 이유였습니다. 촬영 계기에 대한 대답이 싱거우니 여행사진을 선택한 이유를 덧붙이도록 할게요. 여행사진은 ‘기록’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어서, 어떻게 보면 여행 중에 쓴 일기와 같습니다. 사진 한 장에 그 날의 모든 것 - 날씨와 기분, 어떤 헤프닝까지 - 이 담겨져있죠. 시각화된 이야기랄까요. 작가는 사진을 통해 이야기를 전시하고, 관람객은 사진을 통해 각자가 추억하는 사사로운 이야기들을 떠올리고. 여행사진을 전시하면 그런 소박한 이야기장이 펼쳐지지 않을까 하고 상상했어요. 상상만으로도 즐거워요. 속닥속닥한 전시가 된다면 좋겠습니다. Q. 가장 소개하고 싶은 작가님의 작품을 자세히 소개해주세요. 노루 : 노트르담 성당 앞의 노숙자 사진을 소개해 드리고 싶습니다. 제가 아끼는 사진 중 하나인데, 그 이유에는 사연이 있어요. 당시 제 유럽여행은 파리에서 인-아웃을 하는 일정이었습니다. 약 한 달 정도의 시간 차를 두고 파리를 두 번 방문했죠. 불과 한 달. 그 사이에 어마어마한 일이 일어나고 말았습니다. 바로, 노트르담 성당 화재 사건. 여행중에 뉴스를 보고 얼마나 놀랐는지 몰라요. 며칠 전 다녀온 성당이 재가 됐다니, 믿을 수 없었습니다. 다시 돌아간 파리는 온통 불에 탄 노트르담 사진으로 가득했어요. 다소 공포스러웠지만 불에 타기 전 노트르담에 다녀왔다는 사실에 한 편으로는 감사했습니다. 다행이라 여기면서도 슬픈, 복합적인 감정이 들었죠. 대곤 : 파리의 한 공원에서 여유롭게 쉬는 한 남성의 사진을 가장 소개하고 싶습니다. 긴 여행의 여독을 내려놓고 싶어 찾은 파리의 공원 Jardin du Palais Royal. 맞은편에 보이는 벤치에서 앉아 쉬고 있는 한 남성을 보았고, 왠지 모르게 같이 쉬고 있는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여유롭게 살아가는 것이 참 어려운 시대인듯 합니다. 파리에 사는 사람들은 여유를 만들어서 사는 것처럼 충분한 여유를 가지고 살아가는 듯 했고(여행자의 시선이라 신빙성 제로), 여행을 다녀와서 마음 한켠에 작은 여유를 갖고 살아가는 계기가 되었던 추억입니다. Q. 작가님에게 예술 활동의 의미는 무엇인가요. 대곤 : 시야의 확장입니다. 밝은 전등을 보고도 '아 전등이구나', '아 빛이구나' 처럼 내가 생각하지 못한 부분을 깨달을 수 있고, 내 주제를 확장할 수 있습니다. 추가적으로 단순히 현실에 부딪혀서 살면서도 사진을 찍는 순간, 전시를 보는 순간 등 그 짧은 시간만큼은 다른 생각을 할 수 있어서 좋아합니다. 아름다운 시야로 바라봤던 부분을 필름에 담았을 때, 그 필름을 현상한 이미지가 더 아름다웠을 때, 주변 사람들의 칭찬과 감탄을 들을 때 짜릿합니다. 노루 : 저는 어디까지나 취미에 의미를 두고 예술활동을 합니다. ‘아름다운 대상을 감상하고 이해하는 힘’을 기르고자, ‘감흥을 느끼어 마음이 당기는 멋’을 즐기고자 합니다. Q. HOWS Books 방문객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려요. 대곤 : 우연한 계기였지만 지속되는 관계로 나아가는 전시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제 사진을 좋아해주시고 이뻐해주신다면 굉장히 뿌듯할 것 같습니다. 노루 : 앞서 말씀드린 것 처럼, 속닥속닥한 전시가 되기를 바래요. 저희 사진을 통해 많은 이야기가 오고 갔으면 합니다. 재미있게 즐겨주세요. ( paris ) was yours was mine하우스 서울 2F, 하우스북스2021.09.01 ~ 09.30